로이파가 비나흐를 좋아하게 된 건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계기는 그가 세계를 구한 영웅이라는 걸 알게 된 시점이겠군요.
그가 세계를 구한 영웅인 걸 듣고, 로이파는... 비나흐에게 어느 정도 동경의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로이파는 의술을 대가로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짓눌리는 거 같은 책임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죠. 하지만 그는 태생이 선하고 책임을 다할 줄 아는지라... 평소에 크게 힘들어하거나 지쳐하며 일을 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의술이 쓸모가 없음을 느낄 때면 트라우마 같은 감정이 쏟아져 들어오곤 했습니다.
그는 책임감이 있고 선한 자라고 했죠. 그렇다면 그가 자신의 두 손으로 누군가를 살리지 못한다. 라고 느낄 때 오는 죄악감은 그의 선함에 비례할 것입니다. 그래도 그는 평소에 어두운 과거는 떠올리지 않고 새로 생긴 동료들과 함께 살아가는 중이었습니다.
이 때 로이파가 비나흐를 바라보는 감정은 그가 가진 것 중에 특별했습니다.
그는 세계를 구한 영웅입니다. 일단 그가 매우 대단한 자로 느꼈습니다.
또한 자신과 대화를 할 때마다 그는 여유가 넘치고... 다정한 사람인 걸 느꼈죠.
얼마나 멋진 사람인가요.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거 같습니다.
멀리서만 봐도... 그는 정말 특별하군요.
그런데, 한 번 로이파가 비나흐의 의술을 보게 된 적이 있을 겁니다. 비나흐는 로이파를 보며 웃었습니다.
정말 멋진 기술을 가졌네.
그 말에 로이파는 기뻐했습니다.
또 언젠가 그는... 그에게 자신이 가진 어두운 과거를 얘기할 때, 혹은 억지로 밝히게 되는 때가 있 었을 겁니다.
그 때 비나흐는... 로이파에게
정말 멋지네. 앞으로도 많은 사람을 살리겠지?
로이파는 그 순간... 아 뭔가 자신이 의료에 대한 사명감의 무게가 매우 무거웠다는 걸 깨달았는 데...
비나흐의 말에 자신이 일을 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비나흐는 높은 명성과 위치를 가진 자입니다. 그가 자신에게 해주는 말은... 어쩐지 쑥스럽고, 기 쁘고 조금 울 거 같은 기분도 줬습니다. 그가 자신을 인정해준 기분이 정말로 좋았습니다.
그 날 로이파는 침대에 누워 비나흐가 해준 말, 미소를 떠올려봤습니다. 어쩐지 마음이 간질간질 하기도 하고... 좀 더 비나흐를 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 뒤 시간이 더 지났습니다. 비나흐와 로이파의 관계는 날이 갈수록 가까워졌고..
로이파는 어느순간 자기가 비나흐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걸 알게 됩니다. 그의 옆모습은 단 정하고, 눈을 곧으며... 아.... 산들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간지럽히고 자신에게 날아오는데 깨달았습니다. 바람이 그에게 속삭여줍니다. 그를 사랑하고 있다, 고요. 그리고 짝사랑을 시작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비나흐를 좋아하는 걸 깨달아버린 로이파는 그 날 결국 잠을 이루지 못했고.... 짝사랑일테니...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티를 내지 않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를 곤란하게 하면 안 되잖아요?
그런데....결국 곤란해지는 쪽은 로이파가 되었습니다.
로이파는 비나흐를 평소처럼 대한다고 하면서... 절대 평소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순수해 마음을 숨기는 거와는 거리가 먼 자였습니다.
그래서 시선은... 비나흐를 보지... 그가 뭔갈 찾으면 곧장 달려가지... 비나흐가 다친 거 같으면 안절부절해하지... 우와 정말로... 모를 수가 없네요.
비나흐는 로이파를 생각했습니다.
아니... 나이를 92이나 먹었는데 이걸 모를 리 없죠.
얘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요.
그것도 아주 티를 팍팍 내면서요!
자기가 무슨 말만 하면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돌리는 게.... 귀엽고 재밌네요.
주변 사람들도 로이파가 비나흐를 좋아하는 걸 압니다.
아니 눈치를 못 채도 알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비나흐가 놀리니까요.
직장 동료들은 재밌는 볼거리가 생겼습니다. 연극보다 더 재밌는 연극이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때 비나흐의 곁에 누군가가 있는 걸 본 로이파! 아니 완전 엄청 질투가 납니다!
막 질투가 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비나흐는 로이파가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는 걸 알고... 일부러 그 모브캐를 자신의 쪽으로 더 당 기거나... 자기가 더 가까이 가거나... 로이파를 놀리기 위한 행동을 합니다.
로이파는 충격을 먹는데... 진짜 곤란해하는 얼굴이 보이네요.
티가 다 납니다.
로이파는... 비나흐가 자신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는데... 이렇게 놀리는 걸 보니 정말 약이 오릅 니다. 진짜 마음이 불편합니다.
아 다 알고서 놀리는 거 너무합니다.
너무하는데... 좋아하게 되는 이 마음은 더 너무합니다. 또 내일 비나흐를 보게 되면 자신은 비나흐를 바라보고 있을 겁니다.
비나흐는... 로이파를 매우 귀여워합니다. 사실은... 어느 순간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를 놀리면서 자신이 잊고 있던.. 감정이 떠오르게 됐거든요. 순수한 감정의 사랑.
90년간 살면서 잊게 된 감정이었습니다. 그걸 다시 떠올리게 해줬고 비나흐는 어린 시절 마음을 로이파 앞에서만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비나흐는 나이 때문에 로이파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그냥.... 이대로 이 순간 이 바뀌지 않으면 좋겠는걸 원하는 거 같습니다.
이 순간은 봄날의 벚꽃 같은 순간입니다.
제일 아름답습니다. 꽃이 빨리 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두 사람의 미래 관계는 확실하게 정해진 건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한쪽이 욕심을 조금만 더 내는 순간... 이뤄지는 관계라고 합니다.
그 욕심은 상대와 미래를 더 원하는 자가 내게 될 것이고.. 그러면 이 사랑은 잡힐 수 밖에 없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응원합니다!
새벽노을의 타로 @Dawnsunsettar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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